



Ewha School of Business
Management Research Center
이화여대 경영연구소
이 달의 논문_Effects of Stockholders’ Secondary Tax Liability on Corporate Investment†
LEE, J. (2024). Effects of Stockholders’ Secondary Tax Liability on Corporate Investment. KDI Journal of Economic Policy, 46(2), 1–20. (이장욱 교수(재무 전공))
주주 유한책임원칙이라 함은 주주가 가지는 주식인수액을 한도로 회사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식회사의 주주에게 유한책임만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로 인해 주식거래를 원활히 하여 회사가 자본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한 금액 이상의 액수를 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면 주식 매수인 입장에서의 매수유인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유한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주식회사제도는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 위험한 사업의 리스크를 분산시킴으로써 수많은 기업들이 탄생하고 발전하는 데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주주 유한책임 원칙에 대한 예외 제도인 “출자자 2차 납세 제도”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출자자 2차 납세 제도는 기업이 청산할 때에 과점주주가 국세 미납액을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과점주주가 회사의 수익은 과점주주 개인에게 귀속시키고, 손실은 회사에 부담 지우는 행위를 예방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세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하여 꾸준한 논의가 있어 왔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법리적인 측면에서 제도를 살펴보거나, 중소경영인의 경영실패 시 본 제도로 인한 재기의 어려움 등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피치 못하게 파산하게 된 기업의 성실한 경영인이 본 제도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존재하였기 때문입니다. 본 연구는 기존의 2차 납세의무제도의 부작용으로서 주목 받아온 성실한 경영인의 재기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 아니라, 본 제도가 파산하지 않은 기업이라도 사전에 기업의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먼저 간단한 모형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인이 출자자 제2차 납세가 존재하는 경우와 존재하지 않는 경우 각각 투자결정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봅니다. 분석 결과, 보통의 기업인은 기업 자체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출자자 제2차 납세제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결국 기업을 포함한 자신의 기대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로 인해 출자자 제2차 납세제도 하에서는 투자를 줄일 요인이 존재하게 됩니다. 실증분석에서는 기업의 주주 지분율 자료와 재무자료를 활용하여 출자자 제2차 납세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지분율인 50%를 초과하는 최대주주를 가진 기업이 투자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살펴봅니다. 분석결과 출자자 제2차 납세제도가 적용되는 지분율 50% 초과 기업들에게서 투자율이 감소하는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던 반면, 플라시보 테스트로 최대주주 지분율 48%나 52% 근방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면 투자율의 유의미한 변화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기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제2차 납세의무의 부담 때문에 사전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이 논문은 제가 있었던 정책연구기관에서 수행했던 연구과제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과제를 수행하게 된 계기는, 2차 납세제도 및 기타 이유로 인해 실패한 경영인의 재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대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정부용역을 수행하다가 이러한 납세 제도 자체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되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책연구는 일반적인 학술연구와 다르게 정책적 시사점이 강조됩니다. 학술적 엄밀성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현실에서의 제도나 정책 방향에 참고할 수 있는 연구가 더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본 연구도 자료의 한계로 인해 식별 (identification) 문제에 강점을 가진, 회귀불연속설계(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이나 이중차분분석(Diff-in-Diff)등의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지는 못하였지만. 정책적인 시사점이 더 강조된 연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특정 제도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자료 보다는 그 제도와 관련된 특정 자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본 과제에서도 국세청 등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보안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자료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정부기관과 연구수행능력이 있는 학계가 더 원활히 소통하면 현실세계에 더 도움이 되는 연구가 많이 수행되리라 생각됩니다 .
본 논문은 정책적 시사점이 더 강조된다고 생각하였고, 전 직장에서 수행했던 과제를 기반으로 작성한 논문이라, 전 직장의 KCI 등재지인 KDI Journal of Economic Policy에 게재 하였습니다.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 고민했던 것들과 조금 다르게 현실세계에 좀 더 비중을 둔 연구를 해 본 것은 저에게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