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overconfidence) 이란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거나,실제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평가하는 성향을 뜻합니다. 따라서 과신 경영자는 미래의 성과에 대해 과대 평가하거나 위험을 과소 평가하여 기업가치에 해를 끼치는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신의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신은 경영자의 의사결정에서 실행력을 향상시키고 위험한 프로젝트와 혁신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성공을 거둔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본 연구는 기업가치에 상반된 영향을 주는 과신 경영자 퍼즐 (Overconfidence Manager Puzzle)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즉, 과신으로 측정한 변수가 실제로는 미래에 대한 경영자의 낙관성(optimism)을 동시에 측정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낙관적인  성향의 경영자들이 혁신을 실행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경영자의 낙관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2018년 구글 (Google)에서 개발한 언어 모델 BERT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의 한국어 기반 텍스트 분석 툴인 KoBERT를 이용하였습니다. 연구 분석 기간인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를 DART에서 크롤링하여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의 문장을 분석하여 낙관의 정도를 0 과 1사이로 경영자의 낙관성을 측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기존 연구들이 경영자의 낙관성을 옵션의 행사 여부나 투자 비율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측정한 것과 달리,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위험한 투자는 일별 주가 수익률 변동성으로 측정하였으며, 기업의 혁신 성과를 나타내는 변수는 특허 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낙관적인 경영자가 항상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여 자본조달이 용이해질 때 위험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낙관성이 높은 경영자가 단순히 무모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 상황에 맞춘 전략적인 투자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낙관적인 경영자는 R&D 투자를 증가시켜 특허와 같은 혁신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낙관적인 경영자가 단순히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혁신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 연구과정에서는 예기치 않은 분석 결과가 도출되어 더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과신 성향의 경영자는일반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에 더 적극적이라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웠으나, 실증 분석중 가설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왜 나타났는지, 낙관적인 경영자가 어떤 요인에 의해 투자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나타내게 된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추가적인 분석을 시도하였고 낙관성이 높은 경영자가 위험한 투자를 한다고 하기 보다는,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 투자 여부를 조절한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 중인 최혜린 학생과 공저로 완성하였고,SCOPUS 저널인 <Asian Review of Financial Research>에 게재되었습니다. 최혜린 학생은 학위 논문에서 이와 유사한 주제로 미국 데이터를 이용한 보다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완성된 논문은 향후 SSCI 저널에 게재될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