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School of Business
Management Research Center
이화여대 경영연구소
이 달의 논문_Multiple directorships of outside directors and firms’ cost behaviour: Evidence from Korea. Accounting Forum, Nov. 2023.(박소라 교수(회계 전공))
본 연구는 사외이사의 겸직(multiple directorship)이 기업의 비대칭적 원가행태(asymmetric cost behavior)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때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는 비율과 매출이 감소할 때 판매관리비가 감소하는 비율이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유가증권시장 기업을 분석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매출이 1% 증가할 때 판매관리비는 0.694% 증가하는 데 반해, 매출이 1% 감소할 때 판매관리비는 0.519% 감소하는 비대칭적 원가행태를 보였습니다. 비대칭적 원가행태의 원인으로는 당기 매출 감소가 일시적이며, 미래 경제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경영자의 예측에 의해 즉각적인 원가 감소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경제적 관점),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감원보다는 고용을 유지하는 등 규모축소 기피와 제국건설(empire building)의 유인(대리인 문제)이 있습니다.
기업의 사외이사는 대주주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경영활동에 조언할 수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자를 감독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 사외이사가 두 개 이상의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사외이사의 겸직은 유능하고 경험이 많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가증권시장 기업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가 겸직을 하는 경우, 비대칭적 원가행태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외이사들이 여러 이사회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경영자의 원가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논문은 여러 저널에 제출한 끝에 Accounting Forum에서 수정 후 재심사(Revise and Resubmit)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사 첫 번째 라운드는 실증분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즉, 겸직 중인 사외이사의 모니터링이 경제적 관점에서 효과적인지, 아니면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키는지를 구분하기 위해 표본을 하위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미래 매출 예측이 낙관적인 상황에서의 전략적인 대응이 아니라, 현금을 쌓아두면서 제국건설을 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서만 사외이사 겸직이 원가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겸직 중인 사외이사의 모니터링이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는 두 심사자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수정했으며, 한 명은 게재 가능하다고 했으나 다른 한 명은 추가적인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고정효과(fixed effect), 클러스터링, 통제변수 등을 보완하고, 추가 분석을 통해 모든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세 번째 라운드에서는 심사자가 더 많은 추가 분석과 강건성(robustness) 분석을 요구하였습니다. 논문의 내용이 갈수록 초점이 분명치 않게 되어가고 있었고, 심사자가 요구하는 모든 수정사항을 반영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교신저자였던 저는 저널 편집장(editor)에게 이메일과 레터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며, 에디터가 중간에서 조율해주기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심사자 의견대로 작성한 버전과 저희가 생각했을 때 적절한 버전, 이렇게 두 가지 버전의 수정논문을 제출했습니다. 결국 네 번째 라운드에서 에디터가 중재에 나서 심사자를 통하지 않고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정사항만 반영한 논문에 대해 게재 확정을 주었습니다.
공저자인 신혜정 교수는 이화여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연구와 강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지금까지 작업했던 논문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논문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문 주제를 잘 아는 심사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필요한 경우 에디터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